FACTORY GIRL

하루:20140702 제주

Maade 2014. 7. 2. 22:05

4년 만에 제주 여행.
이번 여행은 해변을 중심으로 돈다.
타로 카드에 여행 운이 좋다더니 출발 전 날 제주에서 지낼 숙소가 덜컥 생겨버렸다.
일단 가는 티켓만. 언제 돌아갈지 모르기에 더 신난다.
어디로 가든, 어차피 다 가기만 하면 되지.


같이 출발하는 교와 10분 간격으로 도착하는 이란이.
제주쯤은 즉흥적으로 같이 갈 수 있어야 진짜 친구.
역시 함께여서 행복하다.

같이 호주로 워킹 홀리데이를 온 친구의 생일을 함께 보내기 위해 일까지 그만둔 강원도 소녀가 생각난다..


교와 내가 묵게될 하도리는 정말 시골이었다.
아침에 나와 식당까지 가는데 걸어서 30분이 걸렸다.

궂은 날씨 였지만 조금 산책을 하기로 했다.
한쪽눈이 불편해 보였던 저 개는 아무런 말도 없이 이곳저곳에 오줌을 갈기며 우리와 함께 걸었다.
도로를 따라 핀 젖은 꽃잎의 질감이 좋다.


결국 걷다보니 서귀포로 진입.


비바람을 피해 잠시 들른 '우도 도항선 대합실' 안.
맥주 한캔을 앞에 놓고 홀로 앉아있던 여자가 종이에 무언가를 써서 나에게 보여줬다.
그녀가 입을 열자 고여있던 술냄새가 대합실 안에 퍼졌다. 역하진 않았다.
외로움에 정신줄을 놓아버린것 같았다. 왼쪽 네번째 손가락 한마디가 잘려나간 그녀는 알아듣기 어려운 말들을 지껄이다 위태로게 맥주캔을 들었다.
대합실을 관리하는 아저씨가 들어와 공용 볼펜을 뜯어 쓰고있던 여자에게 뭐라고 했다.
"신고하시오."
여자의 대답은 살짝 충격적이었다.

자리에서 일어나니 우리 언저리를 돌던 늙은 개가 사라졌다.


결국 오늘의 산책은 해안도로를 따라 세시간 반을 걸어 성산에서 끝이났다.
무릅과 발바닥의 통증과 함께.
더러운 내 발을 아무렇지 않게 맨손으로 주물러 주는 교.
어떻게 안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