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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201908033: +864



오늘 아침.
반짝하고 또 피어난 서로.
“ 식탁 펴 주세요. “
“ 아빠 참외 깍고 있어요? “
“ 같이 목욕탕 가요. “

약 한 달 전부터 하루 종일 “ 아니야. “만 했다. 자다가 께서도 “이건 아니야.” 하며 울부짖었다.
약 2주 전부터 하루 종일 울었다. 뭘 해도 다 마음에 안 드는지 그저 울기만 했다.
10일 전쯤 어린이집에서 유행하던 열감기에 걸려 왔다
아니야 + 울음 + 열감기
제대로 먹지도, 잘 놀지도, 잘 자지도 못하는 아이를 우리는 번갈아가며 안고, 달래고, 호소하고, 타이르고, 화도 내보고, 못 본 척도 해가며 이 재난 같은 상황을 버티고 있었다.

얼마만이지?
서로가 통점을 잤다. 시간은 알 수 없지만 해가든 아침. 울지 않고 “ 엄마. “ 하고 부르는 서로의 목소리를 들었다.
어리둥절하면서도 잠에 취한 나는 비몽사몽 아기 서로의 옆으로 가 다시 잠에 들었다.
잠에서 깨었을 때 서로는 내 옆에 누워 탱글탱글 차분히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 서로 아침밥 주세요. “
놀랍게도 아이는 정확한 문장을 구사하며 자신의 의사를 전달 했다.

어제까지 때 쓰고 울고, 소리를 지르던 우리서로는?

교와 나는 다시 한 번 인간의 발달과 심리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보며 오늘 아침 아기 서로의 놀라운 변화에 경탄을 금치 못했다.

약 한 달간의 핵폭풍 속에서 우리의 체력과 정신은 피폐해졌지만 , 그 속에서 최선을 다해 성장하느라 수고한 서로를 보니 화가 났던 마음도, 속상했던 마음도 다 누그러졌다.

‘ 크느라 수고가 많다. 서로 야. ‘
나는 조금 더 관대하고 유연한 사람이 되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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