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둘레 9cm
몸무게 3.2kg
거부할 수 없는 아들.
막달검사 결과 모두 이상 무.
어제 오랜만에 초음파와 진료를 봤다.
서로는 건강하게 잘 자라주었고, 너무 잘 놀고 있었다.
허리 아픈게 다 갈비뼈로 갔나 싶을 정도로 몸이 아프지만,
왠지 순산의 기운이 스멀스멀 올라와 기분이 좋았다.
이제 서로는 너무 커서 초음파상에 다 보이지도 않는데,
선생님은 자꾸
"아기가 너무 귀엽네요."라고 말했다.
머리카락도 났단다.
내 오른쪽 아랫배쪽에 서로 머리,
왼쪽 갈비뼈쪽에 서로 엉덩이,
오른쪽 갈비뼈쪽에 서로 발이 위치해 있다.
난 이렇게 아픈데, 이만큼 아파도 그저 건강 했으면 좋겠을 우리 아기.
사랑하는 서로야, 곧 만나자.
교는 2년 반의 직장 생활도 마감하고 활기를 되찾았다.
매일 맛난걸 해준다며 식단도 짜고, 꽤 신나보였다.
나는 출산 전 숙제였던 마음의 찌꺼기를 걷어냈다.
이란이의 사랑을 마음껏 축복해 주고 싶었다.
내일은 대청소를 하기로 했다.
케캐묵은 이불 빨래도 해치워야지.
뭔지 모를 긍정의 기운들이 가득찬다.
사소하게 미소짓는 하루의 시작에 감사한다.
"마짱, 밥막자~!!!"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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