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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TORY GIRL

20171017


오랜만에 미싱을 꺼냈다.
규가 끼워놓은 실은 박음질을 시작한지 얼마 가지 않아 빠졌다.
다시 바늘구멍에 실을 끼우려 했지만 실패.
거듭되는 실패 속에 생각했다.
'실도 하나 끼우지 못하면서 미싱을 하겠다고?'
좀 어이가 없었다.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
라는 질문이 들었다.
혹시 나는 내 인생에 아주 크나큰 실수를 한 것은 아닐까,
잘못된 선택을 한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후회하게 될까?

나는 조금씩 더 일상을 영위해 가는게 어려워질 것이다.
그런데 결혼이라니.
나는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에서 하원하는 서로를 먼저 알아보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 아이라니.
순간 내가 무슨 짓을 한건지 정신이 아찔래 졌다.

혼자 갈 수도 없으면서 정기적인 운동 프로그램을 신청하고
오늘에야 정신이 들었다.
아, 내가 뭘 한 걸까.

이제 그나마 몇 안남은 핸드메이드 라이프도 끝이 나겠지.
나는 점점 더 스스로 할 수 있는 게 사라질 것이다.

갑자기 속이 메스껍다.
토가 쏠리고 정신이 아득해 진다.

한번 게워내고 났더니 눈이 조금 밝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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