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미싱을 꺼냈다.
규가 끼워놓은 실은 박음질을 시작한지 얼마 가지 않아 빠졌다.
다시 바늘구멍에 실을 끼우려 했지만 실패.
거듭되는 실패 속에 생각했다.
'실도 하나 끼우지 못하면서 미싱을 하겠다고?'
좀 어이가 없었다.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
라는 질문이 들었다.
혹시 나는 내 인생에 아주 크나큰 실수를 한 것은 아닐까,
잘못된 선택을 한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후회하게 될까?
나는 조금씩 더 일상을 영위해 가는게 어려워질 것이다.
그런데 결혼이라니.
나는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에서 하원하는 서로를 먼저 알아보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 아이라니.
순간 내가 무슨 짓을 한건지 정신이 아찔래 졌다.
혼자 갈 수도 없으면서 정기적인 운동 프로그램을 신청하고
오늘에야 정신이 들었다.
아, 내가 뭘 한 걸까.
이제 그나마 몇 안남은 핸드메이드 라이프도 끝이 나겠지.
나는 점점 더 스스로 할 수 있는 게 사라질 것이다.
갑자기 속이 메스껍다.
토가 쏠리고 정신이 아득해 진다.
한번 게워내고 났더니 눈이 조금 밝아졌다.
'FACTORY GIRL'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90818:하루 (0) | 2019.08.18 |
---|---|
20180105 (0) | 2018.01.05 |
20170322:41주 3일 (0) | 2017.03.22 |
20170320:41주 1일 (0) | 2017.03.20 |
20170318 (0) | 2017.03.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