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30
+ [금일 수업은 정상적으로 진행합니다.] 이 문자를 받자 눈살이 찌푸려졌다. ‘정상 이데올로기’, 그 허상에 갇혀있는 사회에서, 신체적, 정신적 손상자들은 극복과 재활을 요구받고 있다. 장애를 개인의 불행 서사로 만들어, 그 불행에서 벗어나려면 열심히 노력해서 정상인처럼 되어야 한다고 한다. 보편적 접근성이나 소수의 권리, 포용적 설계 같은 건 나중에, 나중에, 지금 말고 나중에. 그러니 너희들이 일단 우리한테 맞춰, 안되면 시설에 처박히던가, 집 밖으로 나오지 마. 이게 바로 사회가 말하는 ‘정상성’이다. 점자 도서실에서 보내오는 이 문자 때문에 고대하던 글쓰기 수업에 나가는 당일이 자꾸 망설여진다. ‘그냥 예정대로 진행 한다고 하면 안 되나? 수업에 변동이라도 생기면 비정상적으로 진행하지 않겠다고 ..
더보기
2024,0123 일반화의 오류
선생님을 찾습니다. + 33~ 34년 만에 피아노를 배웠다. 일주일에 한번씩, 50분, 15 회차 수업이었다. 수업을 시작하기 전, 나에게 배정 되어진 피아노 선생은 배우고 싶은 곡을 골라오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그냥 고르면 되는 줄 알았다. 첫 번째 수업 때, 선생은 나에게 ’도레미파솔라시도‘ 를 쳐 보라고 했다.그래서, 나는 그냥 쳤다. 선생은 결심한 듯 말했다. ” “좋아요. 한 곡 완성을 목표로 해보죠. ” 선생은 나에게 꾸준한 연습을 요구했다.그래서, 나는 계속 연습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서로가 깨기 전에 연습을 하고, 오후에 시간이 남으면 커피를 마시지 않고 연습을 했다. 가족들의 저녁 밥을 차려 놓고 연습을 하고, 서로를 재워놓고 연습을 했다. 그냥 계속 했다. + + 악보를 볼 수 없..
더보기
2023, 0826
2023 SUMMER SONIC 10 년만에 일본 방문. 10 년만에 오사카 방문. 10 년만에 썸머소닉. 그리고, 우리 서로와 함께한 첫 일본, 오사카, summer sonic. 서로, 네가 커서 음악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생긴다면 좋겠어. 함께 음악을 듣고, 음악 이야기를 하고, 음악을 누리고, 공연을 보러 다니면 좋겠어. 힘들때나 즐거울 때, 슬플 때나 행복할 때 , 낯설거나 새로울 때, 편안하고 불편할 때에도 너의 곁에 음악이 있었으면 좋겠어. 어느 순간은 장면보다 음악으로 먼저 기억 되었으면 좋겠어. 엄마가 그랬어. 언제나 음악이 있었어. 그 덕에 살았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