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어지럽다.
11.12. 집구석에서 혀끝만 차고 있기엔 내 피는 뜨겁다.
서로와 함께한 첫 집회.
그 시작은 불끈불끈 울컥함으로, 그 뒤는 흔적도 없이 깨끗한 거리의 모습으로 뿌듯함을 남겼다.
저번주 부터 이삿짐을 싸고 있다.
바쁜 교를 대신할 손은 순전히 내 노동력 뿐이다.
쓰진 않지만 쓸만헌 것들을 나눔하고,
버릴만헌 것들과 버리기 아까운 것들에 여러번 눈길을 주다 모두 버리고,
추억 돋는 물건들은 매번 이사때 마다 외면하고 있던 고민거리 처럼 여기저기서 튀어 나온다.
수 밚은 이사를 했지만 언제나 정리는 어렵기만 하다.
몇 일 박스와 짐을 옮긴게 무리가 되었나 보다.
허리가 아프다.
서로가 커지면서 몸도 무겁고 배도 불러 그 통증은 더 심하다.
아, 아..:
엄마가 쓴 일기장겸 가계부를 2년만에 다시 보게 되었다.
엄마는 내가 그것을 가지고 있는지 모를꺼다.
몇 년도에 쓴 건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내가 아주 어릴때 였던건 맞다.
콩나물 100원
소고기 1,500원
내 과자 500원
어느날은 '자기'라는 호칭으로 아빠의 귀가 시간도 적혀 있었다.
지금의 나처럼,
어린 나를 안고 엄마는 아빠를 기다렸겠지.
왠지 서글퍼져서 너저분하게 짐이 늘어진 좁은 주방에 앉아 한참을 울었다.
우리는 여자로, 엄마로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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